우선 우타다 히카루의 새앨범「ULTRA BLUE」. 3집 'DEEP RIVER'가 나왔을 때에는 한일 월드컵이 열리고 있었을 때였고, 이번 앨범이 나오는 때는 독일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겠지만, 4년이란 세월을 이렇게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녀의 수술소식과 결혼소식에 세간이 마구 떠들썩거렸는데, 그와는 상관이 없는 듯 내놓은 앨범 DEEP RIVER는 앨범의 자켓사진도, 앨범에 담긴 음악들도 그렇게 밝지는 않지만 흑백사진처럼 뭔가 깊으면서도 때로는 모험을 하고 때로는 멈춰 서서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런 균형을 느낄 수있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픔을 견뎌낸 성숙한 느낌이 이리저리 묻어난 그 앨범에 나도 동감을 많이하고 꽤 오랜시간 시디피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그런데 이번엔 앨범이 '울트라 블루'에다가 뻐얼건(^^;) 옷을 입고 고혹적인(?) 분위기로 돌아왔다. 4년간에 그녀의 음악도 변했고 자신이 편곡에까지 참여하는 등 보다 참여도가 높아진 것도 아마 앨범에 대한 정성이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리콘스타일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번 신작발매에 관련한 뉴에서 약간 흥미로운 조사가 올라와 있다.
4일간에 조사한 것이라고 치더라도 생각보다 수치가 높아서 놀랬다. 역시 제이팝의 한씬을 장식한 히키 라고 할지. 이런 건 우리나라에 서태지 정도나 되지 않으면 나타날 수치라고 보거든. 본인보다 연령대가 위인 30대여성이과 40대 남성이 가장 관심도가 높은 것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치랑 실제 판매량은 다르게 나오는 경우를 이제껏 많이 봐왔던 터라.. 그녀의 그동안 간간히 발매한 싱글은 경악적인 10만장의 주위를 맴돌았고 (반면 인터넷 유료다운로드수는 절대적) 일본 음악시장도 전처럼 200만장을 넘기는 정말 힘든 시대가 되버렸다. 300만장은 기본으로 넘어주었던 그녀의 앨범들도 이번에는 그렇게 팔릴리는 없겠지.
그리고 글쎄, 막상 나는 4년전에 앨범발매 전날에 닥달같이 시부야HMV로 달려가서 살정도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걸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4년동안 취향이 변한 가수와 내 자신에게 생긴 틈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미리듣기로는 꽤 좋은 느낌이라서 구입은 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오랜만이니 반갑지 않은가. 오죽하면 모잡지에서는 '미국 같은 곳에 가지 말고 일본의 보석이 되버리려무나'라는 기사도 실릴 정도이니 말이다.
안젤라아키는 타워레코드의 시청부스를 지나다가 우연히 눈에 띄여서 듣게되어서 알게 되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외국가수가 일본어로 싱글 발매한 줄 알았다. -_-; 그때 들어본 싱글은 앨범과 동명곡인 「HOME」'이었는데.. 듣다보니 갑자기 가슴은 울컥하고 머리는 멍해지고.. 정말 피아노 한대와 저 목소리 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마력이 있고 우타다양에 못지않은 정체불명의 힘이 느껴지면서 어딘가 너무나 그립고 애절해지는 그런 멜로디와 가사.. 뭐, 외국에 나와있는 본인에게는 이런 노래가 약점일지도 모른다. (-_-;) 당장 싱글을 구입하기 시작해서 어느새 4장,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첫번쩨 메이져데뷔앨범이 나온다. 그것도 우타다히카루라는 거물과 같은 날짜에.. 그래도 소속사인 소니뮤직에서는 그동안 꽤 힘을 실어주는게 느껴지는게 게임 파이널판타지의 신작에 삽입곡으로 "Kiss me say goodbye"를 넣고 HMV에서는 파격적으로 미리 앨범의 전곡을 들을 수 있는 시청부스도 마련했다. 우타다 히카루도 전곡을 공개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샘플일 뿐이지만 안젤라는 그야말로 앨범 통쨰로 시청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것. 음악으로 한번 승부해 보겠다는 신인다운 자신감이 멋져보인다. 그리고 직접 들어본 결과도 꽤 만족할 수 있는 멋진 음반이 나왔다. 심지어 앨범곡이 싱글곡보다 더 좋은 곡들도 있었다.
판매순위가 놀랍게 우타다히카루나 다른 그룹을 제치고 1등이다. 뭐 일개 판매 사이트에 이것이 직접 오리콘 순위로 이어지는 건 아니고, 저 15퍼센트 할인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 앨범에 대해서 관심도가 적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디 좋은 성적을 거두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카모토 마아야의 「風待ちジェット/スピカ」. 미안하게도 이번 싱글은 정말 귀에 안들어온다. 데뷔한지 올해로 10년이 되고 나도 칸노씨쪽을 통해서 간간히 체크했기는 했는데, 싱글곡이 이렇게 귀에 안들어 온 적은 처음일지도. 꼭 칸노씨를 운운할 생각은 없는게, 작년에 나온 루프나 유우나기 루프 앨범은 전과 다름없이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다. 이번엔 작사도 두곡을 다 직접 했는데도 와닿지를 않고, 멜로디도 편곡도 너무나 평범. 나름대로 유럽이나 아일랜드풍의 편곡을 유지하려는(어쩌다 그런 이미지가 세션진들에게 은근히 정착이 되었나..) 것이 보이는데,애니메이션 타이업에 분위기를 맞춘다 하더라도 아마 청취자들이라면 그런 것만을 원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고 딱히 곡이 나쁘진 않다. 애니메이션 엔딩에 뭐 나름대로 어울리고 듣기도 심플하고... 글쎄다.. 뭔가 보컬마저 퇴보해 간다는 것도 또한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전작으로부터 1년만의 싱글, 데뷔10주년기념의 싱글인만큼 그래도 성적이 나쁘지는 바래볼 뿐.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