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곡이야기

서태지 - MoAi

요팽 2008. 11. 23. 15:50
서태지란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이나 의미는 솔직히 내게는 비틀즈나 조용필씨처럼 어느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그다지 다를 바는 없다.
비틀즈랑 서태지랑 내게는 그다지 다른 의미는 아니라는 이야기. 둘에 대한 우위 비교를 하려는 건 아니고, 그렇게 막역한 유명하고 대단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겠거니...하는 먼 사람들.

고등학교 수학여행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벽에 카셋트 플레이어를 걸어놓고 열차 안을 계속 울려대며 너도나도 모두들 '난 알아요'를 부르고 춤추던 일을 기억한다, 그런 와중에도 이어폰을 귀에 깊숙히 틀어막고 윤상의 앨범을 창문 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들어대던 나였으니까. 멋지고 좋은 음악인 건 알지만, 그리고 '교실이데아'같은 노래가사에는 공감을 하기도 했었지만,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내뿜는 듯한 면과 불편한 사운드는 내 취향과 맞지를 않았다. 나는 극히 감성적이고 정교한 사운드와 안으로 삭히는 개인적인 노래를 좋아했었으니까.

다만 간간히 그가 시간이 흘러서 좀 더 어깨의 힘을 빼고 편하게 약간 자신을 돌아보는 개인적인 면을 노래로 만들게 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은 해 보았다. 하지만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뤼.

처음의 느낌은 아주 복잡한 문양이 수놓아진 대리석에서 미끄럽게 이륙하며 날라가는 비행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듣다 보니 내가 작년에 정처없이 길을 떠나다니며 보아왔던 그 풍경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사가 들려왔다.
그러다가 나와는 상극같던 그의 곡이 내 귀로 슬그머니 들어와 앉아있다.
이제는 미칠듯이 쪼개지는 드럼비트와 귀를 살랑거리는 하이햇에 그다지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요근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노래.

상업적이든 뭐든 그런 건 내가 알 바는 아니고, 평생 자신이나 팬들이 원하는 음악만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사람이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와 준 느낌이랄까? 그런 일반인 중의 한사람으로서 요즘 간간히 듣고 보는 서태지는 약간 어색하지만 그리 나쁘게 보이진 않는다.
아마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들게 만드는 사람이 비단 서태지 뿐만은 아니지만.